우도 배가 드나드는 길목을 지키고 앉은 갯패랭이 무리가 참 곱습니다. 바로 코 앞인 뭍을 그리는 마음은 아직도 바다를 건너지 못했습니다. 오가는 나그네의 드높은 목청에서, 몸짓에서... 그리고 그들이 묻히고 들어오는 채취에서 그리움을 채웁니다. 그리움 커도 그들은 항상 그 자리를 지..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8.05
우도에서 주인이 비운 집을 왕원추리가 지키고 섰습니다. 벌써 몇해가 지난 듯 마당의 잡초들은 키자랑이 한창인데 물색 고운 원추리는 길게 목을 빼고 혹여 그림자라도 볼까 싶어 담장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섰습니다.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8.05
여름의 시작 초록물색 짙어갑니다. 한층 두껍게 여름색으로 변해가는 대지를 보며 긴 목마름으로 건너온 겨울이 새삼 언제인가 싶습니다. 들판을 달리는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히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볼을 간질이며 헤헤거립니다. 허리까지 자란 목초 속에 몸을 숨기고 앉으니 구름 한 점 깔리지 않은 하늘이 눈..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6.22
봄이 자라는 섬 녹음 짙어가는 섬의 안뜰은 지금 풍성함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하나, 둘 앞다투며 기지개를 펴더니 어느새 무리지어 봄장식을 끝내기라도 하는 듯 그렇게 바쁜 날의 연속입니다. 어제와 사뭇 다르게 짙어가는 숲에선 짙은 봄빛에 눈을 두는 곳마다 신선함이 그득합니다. 이제 섬은 완..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5.04
우도의 봄 봄빛 짙어가는 우도의 모습 속에서 이 땅에서 자라 억척같은 삶을 키워온 어머니의 꿈을 보다. 봄날의 하늘은 여전히 흐리멍텅하니 고운 빛깔 잃어 시름시름 앓는 이 같고... 바다로 내린 빛은 덩달아 바다빛조차 삼켜버렸으니 동병상련인가 보다. 두텁게 가리고 가린 품 속으로 한기 머금은 바람 헤집..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4.08
성산포의 봄 유채꽃 흐드러지게 핀 성산포의 봄. 봄빛 화창한 하늘에 흰구름이 참 곱습니다. 잠시 머문 자리에서 땅에 발 붙이고 한참을 있었는데 구름이 흘러가는 모양새가 시시각각으로 달라보이더이다. 성산포의 봄 풍광이 식상하다면 사각의 틀 속에 들어앉은 것들이 이미 익숙한 것이기 때문일 ..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3.23
눈 덮인 초가 모난 곳없이 보기 좋게 둥그런 지붕이 그리 크지 않은 키로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앉은뱅이처럼 땅을 의지하고 바투 당긴 줄은 지붕을 눌러가며 감싸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가들을 보면 가을 낙엽처럼 바싹 마른 감정에 물기가 돌듯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돌담을 끼..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2.02
성산포에서... 성산포의 바다. 포구를 나드는 배나 어부의 모습도, 바다에 몸을 던지는 해녀도 늘 변함없지만 성산포에서 일출을 게워 내는 바다는 매일 새롭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선 일출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위풍을 자랑하지만 어제의 그가 아니다. 시린 바다에 담근 발은 이미 통증을 느..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