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가파도의 봄

제라* 2010. 6. 1. 00:57

봄빛 화사하게 꽃치장에 여념이 없을 즈음에 청보리빛도 함께 짙어가던 봄날입니다.

바람결에 동승하여 더부룩한 이삭들이 물결만들며 가파도의 들판을 달리던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잠에서 덜깬 육신을 마구 흔들어 깨우던 가파도의 아침빛이 눈에 선합니다.

신선한 아침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와 정신을 맑게 하고

이른 기상으로 전날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고 쌓여 묵직한 발걸음이 힘들게 하였지만

가파도의 갯내음이 섞인 싸한 공기가 전신을 맑은 피로 수혈하듯 온몸을 감싸고 돌았습니다.

 

 

 

 

여전히 고운 풍경을 봐도 괜히 마음이 먼저 설레이고 심장이 쿵쾅거리기만 할 뿐 그 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질 못했습니다.

바다색과 잘 어울리게 누런 황금빛으로 변했을 시기이나

눈과 가슴에 담은 가파도의 청보리는 지금도 초록으로 빛을 내고 있습니다.

아마 오래도록 그렇게 짙은 초록으로 물결치며 남겠지요.

 

 

 

 

어느덧 봄은 가고...

서서히 여름빛 짙어가고 있을 가파도의 청보리가 궁금합니다.

 

 

 

 

황금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바람처럼 지난 나그네를 기다리며 고개 주억거릴 녀석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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