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동자석과 함께 하는 일몰

제라* 2008. 11. 7. 15:03

 

저녁노을 한 자락 붙잡고 놀기...

 

자신의 분신을 잉태하고 혼신을 다해 품어내며 해산의 산고를 겪어본 어미는 가늘고 여린 생명줄의 의미를 압니다.

생명 하나 온전히 키워낸 것만으로도 인간 혹은 동물이라는 범주로 나누어 획을 그을 필요도 없습니다.

온몸 갈래갈래 찢어지는 아픔이 어느 순간 고통이 아닌 기쁨과 환희의 감정으로 한 단계 승화됨을 느끼는 것 또한

산고를 이겨낸 어미에게만 주어진 특권입니다.

과학과 의학이 아무리 획기적인 발전의 단계를 넘어선다 하더라도 그 고유의 영역만큼은 감히 침범할 수 없는 게지요.

또한 문명의 발달에 힘입어 기계적으로 힘들이지 않고 똑같은 모양으로 가벼이 찍어내듯 만들어내는 물질주의가

어찌 자연의 신비로움과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오름을 뒤로 하고 수평선 너머 빨려들듯 그리 지는 해를 보며 생각의 끝자락 붙들어...

생과 사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세상살이에서 무엇을 보고 어찌 판단하며 어떻게 행할 것인가를 가늠해 봅니다.

  

 

 

  

 

 

 

 

가는 이 있어 다시 오는 이도 있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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