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제라* 2007. 2. 24. 12:27
여기는...
움트는 기운...
 

가는 듯 오는 계절...

오는 듯 벌써 저만치 제 발걸음을 재촉하는 세월.

 

잎 떨어뜨린 빈 가지의 팍팍하게 마른 겉껍질을 뚫고 올라온 미래.

용케 그 험한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숨을 틔우고 바깥 세상을 만난다.

파란 하늘을 우러러 기지개를 한번 젖혀대곤 당당한 모습으로 제 세상을 만난다.

힘찬 도약으로 내일은 곧게 뻗어 하늘을 응대할 것이고

살포시 꽃웃음으로 오가는 이의 시선에 인사를 주고받을 것이다.

그가 품은 꿈은 그리 크진 않아도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전령병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다.

 

허나 그 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힘겨운 중생은

가지 끝에 남아 겨울의 짧은 해바라기로 버티고 앉았으나

이미 속은 얼고 겉은 말라 지난 시간의 잔재로만 치부될 뿐

누구 하나 눈여겨 안타까움의 위로를 전하지 않는다.

 

메마른 가지 끝에 매달려 계절을 잊은 그녀.

서글픈 생각으로 바짝 마른 피부에 손을 대니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다.

네게도 아픔이 있었구나.

내 깊은 속내에 감춘 그것과 같구나.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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