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움트는 기운...
가는 듯 오는 계절...
오는 듯 벌써 저만치 제 발걸음을 재촉하는 세월.
잎 떨어뜨린 빈 가지의 팍팍하게 마른 겉껍질을 뚫고 올라온 미래.
용케 그 험한 추위와 바람을 이기고 숨을 틔우고 바깥 세상을 만난다.
파란 하늘을 우러러 기지개를 한번 젖혀대곤 당당한 모습으로 제 세상을 만난다.
힘찬 도약으로 내일은 곧게 뻗어 하늘을 응대할 것이고
살포시 꽃웃음으로 오가는 이의 시선에 인사를 주고받을 것이다.
그가 품은 꿈은 그리 크진 않아도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전령병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다.
허나 그 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힘겨운 중생은
가지 끝에 남아 겨울의 짧은 해바라기로 버티고 앉았으나
이미 속은 얼고 겉은 말라 지난 시간의 잔재로만 치부될 뿐
누구 하나 눈여겨 안타까움의 위로를 전하지 않는다.
메마른 가지 끝에 매달려 계절을 잊은 그녀.
서글픈 생각으로 바짝 마른 피부에 손을 대니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다.
네게도 아픔이 있었구나.
내 깊은 속내에 감춘 그것과 같구나.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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