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갈매기의 꿈

제라* 2007. 2. 7. 20:59
여기는...
항구의 치떨리는 외로움...

 

짙고 검푸른 바다를 덮은 진회색의 하늘.

 

더이상 무서울 것이 없다는 듯 온몸을 흔들어 대는 바다의 항변.

제 분을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떠는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팔을 내휘둘러도

끝내 자신을 향해 돌아오는 수천 수만의 자학.

'그만 두거라, 제발 그만 둬!`

아무리 말리고 잃어버린 自制力을 찾길 바라지만

오늘은 그를 말릴 수 없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색의 하늘로 날아오르는 무거운 나의 날개짓.

 

잠시 세상사에 마음을 두었으나

끝내 내 짧은 所見 둘 곳이 없음을 알고 깃털을 고른다.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면 하늘에 닿기 위한 날개짓으로

얇고 조그만 혈관이 한껏 부풀어올라 나의 작은 어깨는 마비될 것이다.

깃을 고르고 힘든 여정으로 고달플 미래를 숨고르기 한다.

기세 등등한 심술로 오기를 부리는 바다는 어느 순간

제풀에 기가 꺾이어 평정을 찾을 것이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타인은 더욱 믿기 힘든 이들이 그어 놓은

넘지 말아야 할 경계도 없고

울타리로 所有慾의 높은 담장을 쌓은 곳도 없는

드넓은 창공으로 날아올라

그 모든 삶의 무게와 풀어놓지 못한 슬픔에서 벗어난다.

 

가장 높게 날기에

가장 멀리 날아오르기에

하찮은 듯 싶은 세상사의 煩悶을 놓을 것 같으나

끝내 지친 날개를 쉬기 위해 내려앉은 내 쉼터의 작은 공간은

날개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무게를 줄이지 못한 고뇌로

바위섬이 비좁다.

멀리 수평선이 길어진다.

 

기우는 해를 붙잡을 수 없음을 알기에

채울수 없는 虛氣로 다시 창공으로 향한다.

하늘은 흐리고 짙은 어둠이 다가온다.

내 발 아래에선 평화로운 듯 떼지어 달리는

멸치떼가 한가롭다.

깊은 숨 들이쉬고 울렁거리는 수면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온몸을 찢을 듯한 한기를 머금은 차가운 파도가 여린 발목을 붙잡고

헤쳐 나가야 할 파도의 드센 기운은 지친 내 날개를 묶는다.

물 밑으로 흩어지는 은빛 유혹을 뿌리치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다시금 빈 창자를 부여안고 날아 오른다.

 

다시금 짙은 회색 구름 속을 떠다니는 나는

조나단 리빙스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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