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가지 않은 길 // 프로스트

제라* 2007. 1. 16. 19:00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게지요.

내가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히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만일 ...

 

그러함으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내가 취하지 못한 나머지 길을 생각하면 늘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 것이

남들보다 과한 나만의 욕심 탓일까.

아니, 욕심이라 치부하기엔 너무 깊이가 없다.

솔직히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이 어찌 쉬이 얻어진 것이겠는가 말이다.

허니 내가 그러하지 않다고 강한 도리질을 하며 강력히 부인을 해도

깊숙한 심연에 내재된 욕심의 응얼거림을 아무리 모른 척한다해도

어떤 선택을 할 땐 자신도 모르게 슬그머니 기어올라와

나를 평가하는 척도로 드러나고 만다.

의도하지 않아도 말이다.

특히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은 치부의 은밀한 간질거림은 숨기려 애를 쓰면 애쓸수록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내겐 남보다 부끄러운 과욕이 있음이로다.

 

지금 선택한 길에서 최고의 정상까지 오른다해도

과욕으로 갈림길에 두고 온 미련으로 밤잠 이루지 못할 것이다.

아니, 정상에 오름은 커녕 선택한 길마저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갈림길의 선택하지 못한 남은 길을 무거운 내 어깨에 끌고 끌어

바른 선택을 했음에도 끝내 얼마 가보지 못하고

뒤돌아 피 토하듯 후회의 절망을 쏟아내며 뒤돌아 뛸 것이다.

 

그 또한 과욕이지.

 

갈림길에 도착하면 남은 하나의 길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헛되고 헛된 욕망의 질퍽거림 속에서 되돌아온 자신을 탓하리니. 

나의 평가
형편없어요형편없어요형편없어요형편없어요형편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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