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
눈에 들어 보여지는 것.
깊이가 없는 사고의 크기로
그저 단순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만 볼 줄 압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
무엇에 쫓기는 줄도 모르고 이루고자 함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어떤 것인 줄도 모르고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나이 사십을 넘기고서야 살아온 날을 되짚어 볼 기회가 생기더이다.
그만큼 살았으면 무심히 던지는 돌에도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익혔어야 했건만
여전히 내 작은 그릇으로하여 더 담아낼 수 없는 안타까운 일들을 많이 만들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얽히고설킨 실타래의 무질서처럼
그렇게만 보여지던 일상의 무게들이 점점 그 실마리가 보이기도 하고...
바로 코 앞도 보이지 않은 안개 속 같던 막막함도
언젠가는 곱고 밝은 햇살이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하게 비출 거라는 것도 알게 되고...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고통의 순간들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상처가 치유되고 무디어져
무덤덤함으로 받아 넘길 줄도 알게 되었지요.
사는 게 그런 것이더이다.
어쩌면 가끔은 눈에 보여지는 것만 보고 살아도 그리 큰 불편이 없지요.
눈에 들어 그렇게 보고 판단되는 것이 내 한계라 하더라도
그로 하여 불행하지 않다면
가끔은 눈 감고 아니 본 척도 할 수 있고
모르는 척도 할 수 있게 되겠지요.
전에는 불처럼 화를 내고 물불 가리지 못하고 앞뒤 분간을 못하던 모난 성격이
정을 맞아가며 조금씩 두루뭉실해졌나 봅니다.
물론 여전히 까칠함이 붙은 성격이라 속앓이를 많이 합니다만
그전만 못하니 한 해가 다르게 변해감이겠지요.
성산포의 여명이 가슴 잔잔하게 담기던 날의 아침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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