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와 무
날짜:
2007.04.23 (월)
식탁의 맛깔스런 양념으로 그 본분을 다하고
이젠 다음 세대를 위한 결실의 풍성함으로 생을 마감한다.
도드라지게 나대지도 않거니와 제 잘난 맛에 뽐내지 않더라도
바지런한 손길을 아끼지 않는 주부라면 그의 달큰한 속내를 어찌 모를까.
깊어가는 봄날의 따스한 바람결에 알차게 영글어 새로운 세상을 얻으시리라.
가슴에 담고 싶은 것은...
저 멀리 흐린 하늘 아래로 고개를 삐죽이 내밀어 해바라기하는 꽃무더기를 좀 보소.
바람을 타며 하늘거리는 장다리가 언뜻언뜻 꽃향기를 실어 보내는구려.
살풋 불어오는 봄바람에 흔들리는 꽃색이 더욱 짙어 내 눈을 어지럽히는 저이 좀 보소.
살짝 현기증이 나더이다.
향기로 코가 마비되고, 춤사위로 눈이 어지러우니
따스한 봄날의 오후가 더디가는 듯 하더이다.
어디 나 뿐이랴, 가벼운 날개짓으로 쉴 곳 찾던 객이 하나 꽃 속에 머물러 떠날 줄을 모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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