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숲에서

제라* 2010. 9. 6. 23:27

 

 

 

바다를 달려온 바람의 기세가 너무나 드세오이다.

동행한 빗줄기 또한 악착같아 욕심껏, 양껏 퍼붓고 있아오이다.

흐린 하늘의 기운이 너무 무거워...

유리창에 달라붙은 빗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다 멈칫...

올려다본 하늘의 심기가 너무 불편하오이다.

 

숲에 들어서니 그저 흔들리는 양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선 키다리나무가 안쓰럽더이다.

여린 초록물이 흐드득거리며 바람을 타고 흩어져...

끝내 늘어뜨린 가지들이 조금씩...

조금씩 여의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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