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흐린 하늘 너머에

제라* 2010. 3. 23. 14:10

 

빛을 빼앗긴 도심은 회색빛으로 을씨년스럽다.

봄빛 짙어 꽃봉어리 터뜨리던 벚꽃 무리도 침묵 속에 고개를 떨군 채 말이 없고.

아스팔트 위를 겉돌던 빗물만이 달리는 자동차를 향해 쉰소리로 고함을 지를 뿐...

 

 

 

 

봄시새움이 너무 길다....

 

 

 

 

노란 개나리 춤사위 곱더니 어느새 후드득거리며 여린 가지 위에서 뛰어내린다.

 

동백의 낙화가 가슴을 후비더니...

 

비 끝에 여린 꽃잎 흐드러지게 피워내지도 못하고...

물 젖은 몸으로 낙하하겠지.

젖은 도로 위에서 몸부림치며 달리는 자동차의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다 끝내...

 

흐린 날 지나 반짝 해가 고운 날이 어서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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