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섭지코지 일출

제라* 2013. 11. 17. 20:19

 

 

 

 

 

 

가을의 끄트머리,

계절의 굽이를 돌아 겨울로 치달아감을 옷을 파고드는 한기에서 느낍니다.

그새 해는 유난스럽게 부지런을 떤 모양입니다.

호들갑을 떨던 기억의 가물거림만으로도 괜한 자책이 밀려옵니다.

 

피로의 무게가 나이만큼 늘어가는 듯...

알람 소리를 무시하고 이불 속으로 파고든 덕분에

고운 여명을 보며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야 했습니다.

 

한번 몸에 익은 게으름은 쉬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 가을, 네번째 출석부 도장 찍고 만난 섭지 일출 앞에 

이젠 다시 오지 않겠노라고 괜한 호언을 했습니다.

 

넉살 좋게 치솟는 태양 앞에 한층 더 왜소함을 느꼈던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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