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이른 아침

제라* 2013. 10. 14. 16:18

 

 

 

 

이른 이침,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피부에 닿는 알싸함으로 정신이 한층 맑아집니다.

 

이슬이 흠뻑 맺힌 강아지풀밭을 들어서기가 무섭게 온몸으로 한기가 전해집니다.

눈높이보다 한층 올라선 아침해의 따사로움에

두꺼운 안개 물결이 서서히 무너지며 대지로 숨어드는 시간입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찹니다.

 

내 키만큼 자란 강아지풀을 헤치며 움직이는 사이...

어느새 뿔뿔이 흩어진 아침 안개는 겨우 밑둥만 남았습니다.

 

잠시 허둥거림을 멈추고 심호흡을 합니다.

차가운 새벽공기가 폐부 깊숙이 빨려듭니다.

벌떡거리던 심장이 놀라고 머리끝은 쭈삣거립니다.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사각의 틀에 담긴 것은 부족하게 보일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열리는 아침을 마주하고

이런저런 어수선산란한 사념 모두 털어 버리고 바라보는 아침은...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평범을 벗어버린 산뜻함입니다.

 

마주잡을 따뜻한 손이 함께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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