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기다림

제라* 2011. 1. 15. 17:37

제각각 기다림의 대상은 달라도 그 마음만은 엇비슷할 겝니다.

얼마의 기간을 기다리건 간절함이 어느 만큼의 깊이건 상관없이

누군가를 기다려본 이라면 이미 서로 소통할 수 있을 겝니다.

 

인공미가 가미된 기다림이라 눈보라의 가혹함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저 눈빛만은 우리네와 다름이 없네요.

 

태어나 30년의 세월을 기다려 제 짝을 찾은 사촌 남동생의 결혼식 피로연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지난번부터 눈이 내리면 한번 담아봤으면 했던 기다림을 보고 왔습니다.

 

인간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조형물에 무언가를 더한다는 게 우습겠지만

내 기다림의 끝과 저이의 오랜 기다림이 혹여 일치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한동안 시선을 맞추고자 눈보라 속에서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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