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걸린 구름을 따라 서쪽으로 달리던 중
억새 무리의 손짓에 바람이 점령한 한라의 허리에서 잠시 머물다.
몸을 가누기 힘겨울 정도의 바람 앞에서 저녁 노을을 본다.
억새춤이 온 들판을 하얗게 채색하고
고운 석양이 그 들판을 다시 물들이던 시간.
머리 산발하고 들판을 뛰어다니는 광녀처럼...
제 키보다 훨씬 커다란 억새 무리 사이를 그렇게 누비다.
고운 노을에 추운 줄을 몰랐는데 되돌아 나오는 길은.
뼈 속까지 파고드는 한기...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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