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가을이... 그예 간다.

제라* 2010. 11. 14. 22:29

오신 길 표나지 않아 곁에 와도 몰라 본 못난이는...

가시는 길에 수놓은 열정을 보고서야 그대의 맘을 봅니다.

 

아니만 오신다고 타박어린 투정만 부리던 못난이를 위해...

곱게 채색한 천지간의 그림으로 어여삐 여기심을 봅니다.

 

소리없이 떨어지는 붉은 기운에서...

되돌릴 수 없는 발길에 족세처럼 채워진 이 못난이를 위한 그대의 마음을 봅니다.

 

툭툭 떨어지는 그대의 붉은 가슴을 봅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작고 부족한 허물이 많은 못난이라도 천지를 품은 그대의 마음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리움 담아 설렘으로 오셨던 그 걸음처럼

가시는 길 또한 기다림으로 오롯이 그대만을 그리며 다시금 한 해를 보낼 아낙을 위해 가볍게 가시어요.

늘 같은 자리,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렇게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언제나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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