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의 토끼섬에서 만개한 문주란을 만났던 날에...
눈에 보이는 양, 그 아름다움을 한껏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이것 보태고, 저것 더할 수 있는 욕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갯내음 한껏 들이마실 수 있는 토끼섬 한 가운데서 멀리 우도와 성산 일출봉과 지미봉까지 함께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그 여유로움만으로도 결코 부족함이 없습니다.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문주란 속에 잠시 머물다 내게로 와 진한 농짓거리를 던집니다.
어쭙잖은 몸짓에 괜히 부끄러워 움츠리지 않고 바람결에 몸을 잠시 맡기고 가슴 터지도록 폐를 키워봅니다.
가슴 가득 담은 행복의 향이 참 진하고 곱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