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봄나물 캐러 들로, 산으로~

제라* 2007. 4. 10. 15:18
* 어린 곰취
날짜:
2007.04.07 (토)
가슴에 담고 싶은 것은...

봄빛이 짙어지면 산과 들에서 봄나물을 채취하는 이들의 알록달록한 옷이 꽃을 피우리라.

 

양지 바른 곳에선 어느새 고사리가 손을 활짝 벌리고 앉아 해바라기 중이고

커다란 나무의 그늘 밑에선 어린 곰취가 애기 주먹만한 손을 펴고 식탐을 부추긴다.

봄나물의 쌉싸름한 맛은 잃었던 입맛을 찾게 하고 겨우내 축 쳐진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우선 손바닥을 좌악 펴고 향 좋은 곰취 잎 하나에 기름 좌르르 흐르며 지글거리는 삼겹살을 한 점 턱허니 올린다. 거기다 알싸한 매운 맛을 살려줄 마늘 한 쪽을 함께 올리면 삼겹살의 배지근함으로 우리네 식탁이 풍성하리라. 입이 터져라 밀어넣어 함박웃음 지으며 행복감을 느끼고 지글거리는 소리에 또한번 즐거워지고 부딪히는 술잔의 명쾌한 소리에 삶이 즐겁다. 봄나물과 함께 하는 한 잔의 소주 맛은 함께 하는 벗으로 하여 기쁨이 배가 된다. 어디서 그만한 삶의 행복을 또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곰취도 재배가 가능한지 마트의 봄나물 코너를 떡허니 차지하고 앉아 오가는 시선을 붙들고 있고 오일장의 할머니 상인들도 언제 꺾어 오신 것인지 삶은 고사리를 팔고 계셨다.

우리집 식탁에도 봄빛이 완연하니 겨우내 고이 모셔 두터운 친분을 쌓았던 뱃가죽 처단을 해야 하겠네.

 

친정엄마와 시어르신들 모시고 봄나들이를 겸하여 고사리 꺾으러 나설라치면 그간 고이 모신 육신을 단련시켜야 한 낮을 견디고 오겠지.

풍성한 고사리를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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