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명자의 전성시대

제라* 2007. 3. 27. 11:48
우리집 명자나무가...
날짜:
2007.03.27 (화)
가슴에 담고 싶은 것은...

 

2일과 7일은 5일마다 제주시의 오일장이 서는 날.

야생화를 무더기로 사들고 돌아오면서 다음 오일장에선 봄꽃 사기를 필히 그만 두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건만 다시 열흘만에 쫄랑거리며 찾아든 오늘도 기어이 화분들을 사들고 돌아오고 말았다.

참으로 고질병이다.

그리 단단히 마음을 먹었으면 여름꽃이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좀 진득하니 참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오일장에서의 인연으로

명자나무가 우리집으로 자리를 옮긴 지 어느새 3년차.

예쁜 화분으로 터를 다듬어 자리를 마련하고 정성으로 키운 보람이 있어

올해는 많은 꽃으로 화답을 한다.

제법 무더기를 이뤄 피운 가지에선 아직 어린 녀석 티가 전혀 뵈지 않는다.

겨울이 채 가시기 전부터 꽃봉오리를 맺더니 따스한 봄햇살에 기분좋게 활짝 피워 즐거움을 선사한다. 짙은 빨강이 아닌 약간은 물색이 빠진 듯한 주황과 연한 분홍이 섞여 눈길을 확 끌어당기진 않으나 은은함으로 하여 더욱 수수해 보인다.

욕심 같으면 꽃이 진 뒤에 작은 열매도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하긴 내가 득달하며 청하지 않아도 그녀의 본성으로 결실을 맺으면 내겐 기쁨이요, 행복이 될 터 조급할 필요가 없음인데.

 

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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