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깊어가는 길목에서... 바람에 실린 님의 향기에 멀리서 오신다는 소식만으로도 가슴 설레었습니다. 밤을 밝히며 요란스럽게 재잘거리던 전령사들의 노랫소리에 선잠으로 새벽을 맞곤 했습니다. 저만치 들판을 달려 오시는 걸 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으로 맨발로 뛰쳐나가곤 했습니다. 가는 계절 서러워 붉게 ..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10.19
차귀도 일몰 이제껏 담장 너머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차마 범하지 못할 경외의 대상이었다. 높다란 울담 너머를 동경하긴 했지만 그저 주억거리기만 할 뿐 차마 굳게 닫힌 대문을 열고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가끔은 욕구를 억누르지 못해 널을 뛰며 하늘을 날아 바깥 풍경에 대한 호기심을 채움..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10.05
우도에서... 우도의 여름 풍경 중... 섬은 늘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주어진 몫의 책무에 싫은 내색 토 한번 달지 않고 묵묵히 지키고 섰다. 어제와 다름없는 아침을 열고 늙은 어미의 잰걸음을 따라 바다로 든다. 연신 자맥질 해대는 어미의 뒤꽁무니만 쫓으며 막막한 깊이로 빨려드는 그녀..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9.30
토끼섬의 문주란 하도의 토끼섬에서 만개한 문주란을 만났던 날에... 눈에 보이는 양, 그 아름다움을 한껏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이것 보태고, 저것 더할 수 있는 욕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갯내음 한껏 들이마실 수 있는 토끼섬 한 가운데서 멀리 우도와 성산 일출봉과 지미봉까지 함께 가슴..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9.25
연인... 무더위를 피해 한가로이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가끔 꽃소식이 들릴 때마다 발걸음하던 곳에서 꽃보다 더 고운 모습을 봅니다. 벌써 쌀쌀해진 바람결에 옷소매 길어졌지만 저이들을 만났던 날엔 햇살이 무척 따가운 날이었습니다. 태양을 피해 잠시 머물곤 하던 자리였는데 따로 주인..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9.25
오름의 아침 참 많은 날들의 아침을 맞이하였음에도 모른 채 살았던 풍경. 늘 똑같은 모습으로 창문을 기어들어오던 어스름을 헤치며 일어나 그닥 고프지 않은 위를 채우고 나섰던 날과는 사뭇 다른 오름의 아침. 공기 뿐만 아니라 오름에서 맞는 모든 것들이 상쾌하기만 하다. 어느 사진가는 용눈이..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9.21
우도의 풍경(3) 우도의 여름 풍경... 밀물 밀려들듯 쏟아져 들어오는 관광객들과 달리 우도의 여름은 한산하다. 거친 삶의 시간을 토해내듯 뱉어내는 숨비소리조차 잔잔한 파도에 묻힌 여름날의 우도. 건들거리면서 바람을 타는 태극기만이 바쁜 관광객의 발품을 재촉한다.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9.07
어영해안도로에서 한참을... 지는 해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놓아주질 못한 채. 섬을 찾은 꼬마 관광객은 노을 속으로 폭죽 쏘아올리기에 열중하고... 그 노는 모양새가 귀여워 노을 지는 속에 잠시 머물다.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8.10
문주란이 바라보는 형제섬 산방산 밑에 참나리가 많이 피었다는 소식을 따라 가던 날에... 형제섬을 바라보던 문주란을 보았습니다. 내겐 늘 그 자리에 있어 별다를 것 없는 섬 하나일 뿐이나 섬을 바라보는 문주란에겐 그는 세상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대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바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사진방/제주의 풍광 2009.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