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가을색 짙어갈수록...

제라* 2010. 11. 2. 23:18

 

그리움도 짙어갑니다.

 

그림움 짙어갈수록...

가슴에 뚫린 허허로움 역시 깊어갑니다.

 

그렇게 가을이 깊어갈수록

오신 님 가실 길이 눈에 밟혀 눈물만 쏟아냅니다.

이젠 제발 가지 말란 말도 못하고

차마 보낼 수 없다고...

찢어질 듯 아픈 마음 담은 말 한번 뱉어보지도 못하는 바보입니다.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소리를 틀어막느라

눈물을 삼키고 꺼억꺼억 새어나오는 소리까지 삼킬 뿐입니다.

가시는 님 발목이라도 붙잡고 싶지만

혹여 싫은 눈치라도 주실까 노심초사하느라 뒤돌아 흐르는 눈물 감추고

혹여 내 아픈 마음에 얼굴 찡그릴까 싶어 나무 뒤에 숨어 울음을 감춥니다.

 

 

님의 그림자만 쫓아 동동거리는 아낙은 짧은 계절 내내 속내 끓이며 아파합니다.

흐드러지게 춤을 추는 억새의 군무라도 만날라치면 가슴에 뚫린 구멍으로 바람이 휑휑거립니다.

님만을 그리던 작은 가슴은 억장이 무너진 듯 스러지고 맙니다.

가시는 님의 뒷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살아온 날의 무게만큼의 그리움으로 보내야 할 시간을 가늠하며 아파합니다.

그렇게 님은 아픔으로 와서

그리움으로 되짚어 가십니다.

 

다랑쉬 그늘에 묻혀 가을을 느끼고 온 날입니다.

님의 모습 담아오고자 한껏 애를 썼으나

내 님은 그마저도 허락치 않습니다.

무심한 그 님이 야속하기만 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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