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들추기 여름색 짙어가는 들판에서 찔레꽃 향기 맡으며 보냈던 시간들이 추억이 되어 긴 기다림으로 보내야 할 동장군 계절의 동동거림을 추스릴 수 있겠지. 마음 둘 곳 없는 양 미련없이 떨어져 내리는 붉은 눈물처럼... 지난 여름의 어느 날에 보았던 낙화... 가슴 절절하게 쥐어짜며 낯을 익히니 숨겼던 날을..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10.11.25
숲에서 바다를 달려온 바람의 기세가 너무나 드세오이다. 동행한 빗줄기 또한 악착같아 욕심껏, 양껏 퍼붓고 있아오이다. 흐린 하늘의 기운이 너무 무거워... 유리창에 달라붙은 빗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다 멈칫... 올려다본 하늘의 심기가 너무 불편하오이다. 숲에 들어서니 그저 흔들리는 양 바람에 온몸을..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10.09.06
잠시 숲에 머물다. 어제부터 내린 비. 세살 떼쟁이의 집요한 고집처럼 눌러앉았다. 아침이 열리지 않는다. 두껍게 내려앉은 장마의 기세가 드리워진 커튼을 비집고 들어온다. 솜이불 속에 파묻었던 얼굴을 내밀어 가늠해도 주말의 아침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편안함으로 파고드는 이불 속의 따스함이 참 좋다. 고소한 ..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10.06.26
바람 속으로...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합니다. 나는 그러하지 않을 거라고... 나만큼은 마음 한 자리 그리 쉬 변하겠느냐고 호언을 했었는데... 역시 나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산과 들에 울긋불긋 곱게 물이 들고 하나, 둘씩 단풍의 낙화가 안타깝던 그 시간부터 가을색 짙어간다고 투정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어찌 또 긴..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10.04.14
흐린 하늘 너머에 빛을 빼앗긴 도심은 회색빛으로 을씨년스럽다. 봄빛 짙어 꽃봉어리 터뜨리던 벚꽃 무리도 침묵 속에 고개를 떨군 채 말이 없고. 아스팔트 위를 겉돌던 빗물만이 달리는 자동차를 향해 쉰소리로 고함을 지를 뿐... 봄시새움이 너무 길다.... 노란 개나리 춤사위 곱더니 어느새 후드득거리며 여린 가지 위..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10.03.23
가는 해 시작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끝입니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주어진 몫을 다하여 1년이라는 주머니 하나를 채우는, 누구나 출발선에서 더도 덜도 없이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달려 이제 한 구획을 나누며 갈무리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늘상 반복되는 하루의 연장일 뿐이었던 날들이 어..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09.12.28
가신 님을 위하여... 바쁜 척 동동거리다 오신 줄도 모르고... 흐드러지게 핀 억새를 뒤로 하고 가시는 님을 목청이 떨어져라 불러보아도 공허함만 가득하더이다. 너무나 짧게 오시어 소리없이 가시는 님이기에 더욱 애절하게 그리워합니다. 사색 깊은 시인은 그대를 남자의 계절이라 하더이다만 짧은 시간 잠시 머물렀던 ..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09.12.01
[가을의 전설] 낙엽지다... 내 소유라는 생각에 추호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던 것들을 속절없이 보낼 수밖에 없을 때...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건 작건 그 경중에 대한 손실보다 너무나 무감각하게 심적으로 의지하던 것 하나가 몸의 일부인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과 같은 아픔으로 내 사랑에 마지막을 고한다. 보내고 싶..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09.11.29
일탈을 꿈꾸는 날에... 드높은 파란 하늘색이 참 고운 날인데... 가을색 짙어가니 어제와 달리 하늘도 높아보인다. 예전 같으면 업무가 일찍 끝나는 이런 날엔 기를 쓰고 들꽃을 담으러 내달리곤 했는데 심란한 마음 때문인지, 쌓인 피로로 몸이 좀 피곤해서 그러함인지 내키지 않음에 집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운 색감으로 .. 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200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