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가는 해

제라* 2009. 12. 28. 22:28

 

시작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끝입니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주어진 몫을 다하여 1년이라는 주머니 하나를 채우는,

누구나 출발선에서 더도 덜도 없이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달려 이제 한 구획을 나누며 갈무리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늘상 반복되는 하루의 연장일 뿐이었던 날들이 어느새 무더기로 쌓여 허망함만 산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부지런을 떨고, 좀더 내 자신에게 충실했다면 걸어온 자취 되짚어도 후회가 남진 않았을 터인데 12월의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을 손꼽아보며 후회가 많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설레임보다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원망하며 아쉬움만 잔뜩 짊어진 끝을 뒤돌아보며 섰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해의 마지막 날에는 새해를 새롭게 설계하며 지난 해와 똑같은 우를 범하겠지요.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어쩌면 나약함이 만든 자신감의 결여가 새로움에 대한 흥분보다

잘 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용기 부족으로 나타나 시작에 앞서 마무리에 대한 불편함이 더 큰 것일 겝니다.

쳇바퀴 돌 듯 그렇게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느끼는 단조로움이 생산한 병증일 겝니다.

 

 

 

 

다시 한 번 부푼 꿈에 들떠 빼곡하게 채워진 계획표를 세울 수 있는 날이... 올까요.

희망적인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그런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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