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과거 그리고 현재

제라* 2005. 6. 25. 16:55

어제가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고,

옛 사람없이 현재의 우리가 있을 수 없음이 당연지사.

오늘의 내 잘난 모습 하나로 지난 과거의 아픔과 그 아픈 과거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음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한 민족의 형제들이 서로의 가슴에 총과 칼을 들이대고 엄청난 피의 전쟁을 해야만 했던

우리의 아픈 전쟁의 과거사가 어느덧 몇몇 사람들의 고통으로만 기억되어선 안됨을 상기시키기 위해 발발 55돌을 맞는 오늘 몇 자 생각을 정리해 두고 싶다.

 

한국전쟁에 대한 기록과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책 한 권 분량을 다 채울 수 있을 터이니, 달리 그 자료를 나열하거나 모습을 담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별히 국가관이 투철하거나 반공정신이 남다름이 아닌 1.4 후퇴 당시 월남하신 조부모님과 부모를 둔 자식의 입장과 주변 이산 가족들의 잃어버린 가족과 그 통한의 시간에 대한 고통과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 당사자의 입장을 십분 이해할 수 있기에 민족의 분단 상황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함이요, 또한 결코 다시금 일어나선 안될 또다른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마음 다지기이다.

 

권력을 갖은 자 그 권력을 함부로 남용하지 말라고 했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자신의 욕심과 오만을 채우기 위해

믿고 권리와 의무를 부여한 국민을 기망(欺罔)하고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 권력이다.

위임된 권리에는 그에 상응하는 의무가 따르는 법이니 올바른 판단과 정확한 정보의 수집으로 국가의 안위를 유지하기 위한 자신의 본분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나라의 살림을 일부 권력자에게 권리를 위임함으로 하여 모든 것에서 눈과 귀를 막고 입까지 다물어 나라의 위태로움에서 발을 빼고 자하는 한 개인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라가 없이는 국민도 없다.

 

이것 저것 보기 싫은 작태에 눈 돌려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로의 이민을 꿈꾸며, 또한 이미 이민을 간 이들도 결코 이 땅의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없음이 통탄일 것이다. 이미 이 나라를 떠나 국적이 바뀔지라도 어쩔 수 없는 이 땅의 백성이었으며 원산지의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하찮은 진실에 몸서리칠 긴 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같은 핏줄의 한 민족이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누며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이 땅의 흙에 형제의 피로 그 진한 화약 냄새를 남겨야 했음을...

그리하여 지구 상에 마지막 남은 유일의 분단 국가이며 여전히 서로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고 국토의 허리를 철조망으로 나누어 지금도 그 피의 흔적을 지키고 있음을...

그 아픔의 연속으로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인생의 중요한 시간의 일부를 동족의 예측되지 못하는 돌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오늘의 분단 상황만 없었어도 금번 김동민 일병의 돌발적인 총기 난사 사건을 일어나지 않았을 터...

 

우민한 백성을 대신해 나라의 운명을 한 순간에 좌지우지하며 사상의 대립으로 한 민족을 두 동강 내어 서로의 사상만이 우위에 있다는 고집으로 끝내 주변 강대국들의 합류로 민족은 갈리고 국토는 단절되었다. 전쟁의 중심에서 지금의 역사를 만든 이들은 전쟁의 결과에 만족할 것이며, 그 전쟁의 틈새에 피 흘리며 가족과 농토와 삶의 터전을 잃은 백성들만이 통한으로 오늘을 살고 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이미 한국전쟁은 과거사가 되었으며 오늘을 사는 새로운 세대들은 전쟁의 의미에 대해 퇴색되고 다분히 일부분의 느낌만으로 그 진정한 전쟁의 참혹함을 모르고 산다.

지금 우리의 삶의 종전이 아닌 정전의 의미에서 줄타기 하고 있음을 그들은 모른다.

 

누구의 잘못인가...

단지 우두머리 누구 한 사람의 잘못만일 순 없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겉돌다 한 귀퉁이 잘못 얼킨 시간의 타래에 우리의 수 많은 젊은이들이

젊음과 패기를 소모하며 서로의 손을 잡고 대적해도 역부족인 세계 속에서 분단의 역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로도 뚫고 나가기 힘든 세계의 급물살을 외발로 버티기보단 조국의 통일로 저 힘찬 외세의 거센 풍파를 이겨 세계 속의 우뚝선 한국으로 자리 매김하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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