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흐린 기억 속에서

제라* 2012. 11. 29. 21:21

 

 

 

사는 동안 그 많은 일 가운데 행복한 기억이 더 많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나약하고 여린 내 가슴은 아픔을 오래도록 더 짙게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는 꽃을 보거나 앙상하게 뼈마디 드러내고 죽어가는 나무만 바라봐도

괜히 울컥해서 없는 눈물, 콧물을 훌쩍거리곤 합니다.

참 괴이합니다.

마음이 그러하니 아직 채 준비되지도 못한 눈물을 코가 먼저 알고 훌쩍거립니다.

 

 

사계절 늘 청청하고 씩씩하게 푸르렀던 나무들이 야윌대로 야위어...

안개 짙은 날에 바라보는 그 느낌이

웬지 서글픔으로 크게 다가와 다신 발길 않을 것만 같은데도

비가 오거나 안개가 자욱하고

눈발 성성하게 날리는 날이면

중독처럼 생각 살아나 먼길을 달려 저곳에서 서성거리곤 했습니다.

 

매번 카메라를 꺼내들진 못했지만

갓길에 잠시 멈춰 커피향에 그렁그렁한 눈물을 타 마시곤 했습니다.

 

 

 

안개 짙게 깔린 날에 작은 아이를 대동하고 다녀왔던 추억 한 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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