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산방산

제라* 2011. 1. 17. 13:20

삶을 즐길 줄 아셨던 부친께선 여름이면 식구들 불러 모아 매번 귀가 번쩍 열리게 하는 휴가 계획을 내곤 하셨는데

북촌 다려도와 종달 우도 앞바다 그리고 자구내 포구에서의 배낚시가 여전히 즐거운 기억 중 하나입니다.

오징어와 문어를 직접 낚아 올리는 손재미를 봤고 야드와 우럭 낚시 또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버스의 기계에서 나는 냄새에도 민감하고 멀미까지 심해서 한편으론 배낚시에 치를 떨 수도 있음이었지만

부친의 친근하게 울리는 털털이 같은 웃음이 좋아서 발을 올리기 무섭게 배멀미와의 버거운 전쟁은 시작됩니다.

 

제법 즐길 수 있는 만큼의 횟수였음에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멀미는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며 속을 뒤집어 놓치만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부친께서 내게 주신 그 많은 기회와 배려만큼은 불편한 속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랑이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젠 한해 두해 달라지는 체력 소모에 그마저 돼지 추렴으로 가족 바비큐 모임으로 대체가 되었지만

앉은 자리에서 오가는 추억은 군침돌게 하는 질긴 유혹처럼 입안을 감돌곤 합니다.

 

파도의 울렁거림 가운데 닻을 내린 작은 어선 속에서 겨울 낚시의 묘미를 즐기는 가족을 보면서

병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부친의 쾌유를 빕니다.

 

 

 

 

 

 

같은 장소 다른 추억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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