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제주의 풍광

당근 작업

제라* 2010. 2. 5. 15:29

섬에서 부는 바람은 생명의 존귀를 따짐없이 땅에서 자라는 모든 생명들을 키워낸다.

바다를 달려와 대지를 휩쓸고 지나는 바람이 남긴 것...

튼실하게 살이 오르고 싱싱함에 물올라 한 입 베어 물면 달큰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고 달콤한 단물이 배어난다.

 

한겨울 동장군의 기세에도 초록의 풋풋함을 잃지 않고 토실하게 살이 오른 당근 작업...

당근밭 이랑이 만들어가는 풍경은 이 땅의 어머니가 살아온 삶의 뒤안길처럼 굽이굽이 휘돌아 물결친다.

 

잰 손놀림을 따라 아흔 노모의 고된 시집살이와 한 보따리씩 풀어놓아도 끊어질 것 같지 않은 자식 자랑으로

당근밭이 왁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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