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곧게 살아남기.
일기 쓰기를 접은 지가...
하긴 그나마 끼적거리던 글들이
어느날엔가 대적할 수 없는 흉기로
여린 가슴을 후비며 치명적인 상처로 다가서던
그 슬픔을 감내할 수 없음으로 손을 놓았으니
다시 시작하기가 힘들게다.
아니 그렇게 믿어왔다.
허나, 다시금 일상의 단편을 기록함은
어느 한 켠에 남아있던 자존심의 발로인듯 하다.
삶에 치여
다람쥐 쳇바퀴돌 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
내 자취를 고스란히 묻어버리고 싶지 않은
알량한 내 오만인 게다.
어제와 너무나 닮은 오늘.
그리고 오늘과 너무나 닮을 내일.
그럼에도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아주 사소한 일면 속에
어느새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자라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커가고
우려와 걱정으로 의무감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평범한 내 일상이
아이들의 자람으로 새롭게 재활을 꿈꾸고
빗나가지 않고 올곧게 자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영원히 손 놓을 수 있었던 나를 일깨워준 것이다.
미묘한 차이조차 찾기 힘든 시간 속에서
기억해야 할 감정과 반성해야 할 행동을
기록이라는 작업으로 아로새겨
커가는 내 아이의 미래에 지표를 세워주고
혹여 흐트러짐 없는 부모의 위상을 높여
모범을 보이고 올곧은 사회성을 지닐 수 있는
건전한 정신적 잣대로 당당한 부모이고 싶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여전히 불같은 감정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부족함을 다스리기 위한 작업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단근질을 이겨낸 쇠는 이미 쇠의 값어치를 넘어서듯
한 켜 한 켜 어리석음을 벗어젖힐 것이다.
오롯이 그 힘들고 어려운 시간 뒤에
당당히 설 훌륭한 대들보를 지켜내기 위해서.
올곧게 자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내가 먼저 곧게 서야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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