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생각 자투리

상처에 대한 단상

제라* 2005. 4. 27. 09:41

상처!


몸에 생긴 상처는 그 흉이 남아

아픔을 기억하게 하지만
마음에 생긴 상처는

특히 말로 인해 생기기 때문에
그 상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가 남지 않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오가는 말에 신경을 쓰고
한번 입에서 뱉은 말은 결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음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흉터가 남지 않아도

그 고통이 되살아나고

이미 아물어 아무 흔적이 없음에도

하잘 것 없는 것에도 연상되어

생채기를 후벼 파게 된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던가!

 

당장에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무심히 뱉지 말고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감정의 찌꺼기를 정제(精製)하여

내가 상대의 입장에서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뱉어내면 그 속이야 얼마나 시원할까만

독이, 무기가 사람을 죽이는 것만은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작고 사소하다고 그냥 무시하고자 하지 말자.

그 사소함에 상처입은 자의 고통이

끝내는 더 큰 화로 변하여 자신에게 되돌아옴을 잊지 말자.

 

상처를 만들기 전에

상처를 받기 전에

서로의 감정을 헤아리고 보듬어

사랑의 테두리를 둘러 주자.

 

살아가는 동안에

내가 만나고 스쳐 지나갈 뿐인 인연일지라도

꼭 포장된 사랑이 아니라해도

겸손하며 겸양된 자세의 대응을

늘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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