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안개에 갇힌 날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눅눅함은 그리 심하지 않으나 안개에 갇힌 도심을 바라보는 마음은 물을 담뿍 먹은 솜처럼 묵직합니다.
일출을 담으러 나선게 언제인지 가늠할 수 없음은 요즘의 날씨 탓도 있겠지만
잠시 게으름으로 새벽잠을 놓지 못하는 탓이 더 클 겝니다.
중산간의 오름 군락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운해를 담아보고픈 마음은 굴뚝인데
예전의 부지런함이 어디로 숨었는지 쉬 나설 수가 없네요.
새벽의 찬 공기를 가르며 내달리는 기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합니다.
부족한 잠을 붙잡고 싶은 눈꺼풀을 겨우 떼어내고 찬물로 세수를 하면
금새 상큼해진 육체가 성산포로 내달립니다.
열어젖힌 차창으로 한껏 밀려드는 섬의 공기가 폐부 깊숙히 들어와
허허로운 가슴을 꽉 채워줍니다.
그 상큼함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무에 다를까만
오늘 새벽을 달려 내게로 다가오는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은
사진을 담아내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행복입니다.
성산포의 아침은 늘 넉넉함으로 작은 내 가슴을 한껏 행복으로 채워주곤 합니다.
안개 속에 묻혔어도 고운 여명으로 해맞이의 기쁨을 안겨준 고운 날의 성산포 새벽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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