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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9.10.30 가을이 지다...
  9. 2009.10.24 북촌 다려도의 일몰
  10. 2009.10.19 제주의 가을

 회색빛 일색인 겨울 풍경과 달리 은은한 파랑이 곱던 날.

하늘을 수놓은 구름이 참 곱더이다.
창 밖으로 눈길 주길 수없이...
들썩거리는 엉덩이에 힘주고 앉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굳이 멋진 풍경만을 담을 욕심은 없으니 나서지 못해 후회하는 것보다
마음이 가는 양 달려가 보고 옴이 나을 듯 하여 비양도가 보이는 곳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
여정을 마치고 수면 밑으로 몸을 뉘이기 위해 잠수하는 붉은 기운을 느끼며
차가운 바닷바람에 몸을 떨어야 했지만 나서길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다독거립니다.
절절 끓는 방구석에서 뜨겁게 엉덩이를 지지고 볶았다면 결코 볼 수 없는 모습일 터이니까요. 

몇번씩 찾아가는 길임에도 도중에 길을 잃고 헤매이기 일쑤이지만
요즘은 연달아 며칠을 두고 찾아가니 그나마 덜 헤매고 갑니다.
물론 다시 기간을 두고 찾아가려 하면... ㅎㅎ

그리 어설픈 길치이지만 그곳에 가면 반가운 님의 얼굴을 꼭 볼 수 있다는 확신으로
다시 길을 나서게 될 겝니다.
늘 그곳에서 기다려 줄 것만 같은 그를 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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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rkjuhn 2011.03.02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비바리님 링크를 보고 처음왔는데 첫방문이네요. 사진 구경하러 자주 와야겠네요.

  2. 비바리 2011.12.04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
    지내시는죠.


섬이 타들어 간다.
위용 드높은 한라의 정상마저 붉게, 점점 더 붉게 타들어 간다. 

시야가 확 트인 오름의 정상에 올라 너무나 맑은 바다와 깨끗하게 보이는 백록담의 곡선에 눈을 두고
일체의 상념들을 떨어버리고 하염없이 섰다.
늦은 저녁으로 치달아 기온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고
시린 손끝은 아릿아릿 점점 둔하게 저려옴에도 탄성은 멈출 줄 모르고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내게 보여지는 것들을 다 ...
어찌 말로 그리고 사각의 틀로 다 뱉어내고 담아낼 수 있을까만...
여름날의 장렬하게 타들어가는 일몰과는 사뭇 다른 수수하게 고운 일몰이 섬을 채색하고 있다.
산허리에 자리한 그의 근위대도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어미를 베개 삼아 엎드리어 밤을 준비한다.

맑은 하늘이 타들어가는 광경을 눈과 가슴에 넣고 내려오던 날의 감흥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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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섬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속에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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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꽤나 많은 적설량으로 도심 속까지 하얀 세상으로 탈바꿈을 했던 날...
똥강아지가 멋모르고 좋아라 폴짝거리듯... 마음이 그렇게 좋아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막상 출근을 해서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인지라 한라의 정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흥분을 눌러야 했지만...
퇴근을 하고 오후 시간을 아낌없이 할애해서 연이틀을 두산봉과 지미봉으로 내달렸습니다.
15년차 운전 경력이지만 아직도 눈길에 운전대 한번 잡아본 적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동행하는 이들이 있어 빙판길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오름 자락을 오르면서 설국인 섬의 모습에 꽉 막혔던 가슴 속이 뻥 뚫린 듯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고대하던 설국을 제대로 즐길 수 있던 올 겨울의 행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겝니다. 

출발하던 시간과 달리 상승한 기온으로 빠르게 눈은 녹아내린다.

해안선까지 눈이 쌓일 정도로 적설량이 꽤나 많았던 듯...
짭쪼름한 소금기가 금방이라도 눈을 녹일 기세인데 여전히 잔설이 많다. 

 

 

포구를 우직하게 지키고 선 등대의 허리에도 많은 눈이 들러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거짓말처럼...
여전히 눈바람에도 끄떡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그들이... 좋다.

하루해가 넘어가는 시간...
발빠른 귀가로 분주한 손놀림이 더해져 찌개가 바글거리고 밥 짓는 고소함이 코끝에 걸린다.
방금 잠에서 깬 가로등들의 눈망울이 점점 초롱초롱 맑아져 가고...
그렇게 겨울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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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갈수록 시름 하나씩 털어내듯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 길을 만들고...

 홀가분함으로 겨울을 준비하던 나무들이 빈몸인 채 숲을 지키겠지요.
혹여 퍽퍽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날에 다시 찾아가게 된다면 계절을 돌고 돌아 온통 빈가지로 허허로운 녀석들과
등을 맞대고 서서 지나간 어느 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곱씹어볼 생각입니다.
두런거리는 울림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숲에 울리고 고요함에 묻혔던 다른 추억거리들이 깨어나면
너나없이 그와 나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친구들이 늘어나겠지요.
혹여 빈가지 가득 흰옷을 걸치고 있다면 봄부터 여름을 함께 하고 가을날 홀연히 떨어져나간 분신들에 대한 기억으로
저이들도 나와 같은 행복함으로 한겨울 추위를 녹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구불거리는 길 끝에는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숲을 지키고 선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을 겝니다.
다시 오겠노라 약속했던 나를 기억하고 숲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익숙한 내 발걸음에 귀기울여 줄 겝니다.
붉게 타올라 황홀한 모습으로 설레이게 했던 친구들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겠지만
너무나 짧은 해를 아쉬워하며 오래도록 머물수 없었던 날의 못다한 이야기를 다시 듣고 싶어 목을 빼고 기다릴지도 모를 녀석들이...
지난 날과 다름없는 반가움으로 오랜 벗을 반기듯 그렇게 반겨줄 것이라 믿습니다.
 

잠시 무겁던 발걸음 접어 내 체온을 맡기고 기대었던 녀석도 여전히 그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 겝니다.
 

 
나는 지금 지난 추억이 진하게 묻어나는 숲길을 걷고 있습니다.
터벅거리며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만 숲 속 가득 울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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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척 동동거리다 오신 줄도 모르고...

흐드러지게 핀 억새를 뒤로 하고 가시는 님을 목청이 떨어져라 불러보아도 공허함만 가득하더이다.
너무나 짧게 오시어 소리없이 가시는 님이기에 더욱 애절하게 그리워합니다.
사색 깊은 시인은 그대를 남자의 계절이라 하더이다만
짧은 시간 잠시 머물렀던 미련 하나 남기지 않고 가시는 그대가 나만을 위한 것인양 그리 좋더이다.

허나 현실은 잔인하게도 짧은 가을날을 수확으로 정신없는 서툰 농투성이처럼 허덕거리고 있지요.
 

 

극조생 밀감 수확을 어느 정도 갈무리하고 짬을 내어 우도의 해국을 보러 갔습니다.
아니 우도의 가을을 만나러 갔습니다.
자라목으로 늘어진 기다림을 담아 머뭇거림으로 뭉기적거리던 해국을 그예 보았습니다.
서럽도록 청초한 해국이 바닷가 바위 위에 고운 자태로 앉았습니다.

 

  

쓸데없는 망상입니다.
어련히 때가 되어 오실 것이고 또한 자리 내주어야 할 때가 되면 비워줌이 이치이거늘...
님은 못난 아낙의 허망함을 탓하지도 아니하고 너그러움 담은 미소로 웃고 있습니다.
조급함으로 맘 상하지 말라... 하십니다.
그리 고운 낯으로 님의 말씀 전하는 해국은 다시 수평선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어느새 님은 속좁은 아낙을 꿰뚫어 보시고 가신 자리에 해국을 남겨놓으셨습니다.
동동거리며 하루를 뒤쫓는 날을 보내다 잠시 여유로운 날에 님의 자취를 찾아들거라 아시고
내게 님이 마음자리 하나 떼어놓고 가시었습니다.
억새의 흐드러짐 끝에 억장이 무너져 내릴 여린 아낙의 마음을 아시고...
여전히 해풍 앞에 당당한 해국을 대신 남겨 놓고 가셨습니다.

눈물 훔치며 일어서 당당하게 바다와 맞섭니다.
님아!
가신 듯...
그리 오시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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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엔별 2009.12.04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다른 블로그에서 해국을 보고 왔는데, 여기도 해국이 예쁘게 피었네요. ^^


밤잠을 설치면서 부득불 새벽을 여는 이유...
무조건 청명함이 나를 맞을 거라는 보장도 없지만 어둠을 달려 그 새벽을 맞으러 간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임이다.
혹여 오늘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내일은... 하고 넘기다보면 다시는 나설 수 없을 것만 같은 조바심이 살짝 깔린~~
욕심이 좀 보태어져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날에는 일기예보에 상관없이 신선한 새벽의 여명을 담고 싶어
조금 일찍 새벽을 깨운다.

어제와 다름없이 늘 보아온 이 아침의 일출이 퇴보의 일상과 느림으로 전락코자 몸부림치는 일신을 일깨우는 작은 계기가 되면
혹여 어제와 다른 오늘을 시작할 수 있고 그예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맞을 수 있을까 한다.

누군가에겐 늘상 보아온 식상함이 우선일 수도 있으나 잠을 털어버리지 못하는 무거운 눈꺼풀을 달래며 대문을 나서면
싸한 공기부터가 다르고 여전히 어둠에 묻힌 하늘이 남다른 느낌을 선물한다.
마당의 나무들과 화분 속의 축처진 화초들 역시 한참 깊은 잠에 묻힌 시간에...
숨죽이며 나서는 발자국 소리에 깨어 화들짝 놀란 몸을 떤다.

닫히는 대문의 몸부림에 다시 마당이 잠에 빠지면...

나는 지금 어둠의 바다를 건너온 섭지의 아침을 본다.

 

 

혹여 구름에 묻혀 짧은 여명의 끝자락조차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깨어나려 기지개를 펴는 대지의 상큼함이 아침을 느끼게 한다.
찬란한 태양의 환희로 어둠을 걷어내고 새벽을 여는 기세만으로도 득달같이 달려
섭지에 이른 성과가 될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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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엔별 2009.11.19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햇살이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하군요.
    하루의 시작인가 봅니다. ^^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을 열고 달리는 길.
여전히 밤이 머문 공간 속, 까만 어둠을 뚫고 내달리는 느낌은 전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움이다.
앞을 가늠할 수 없음도 설레이게 하고 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태양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새내기의 마음처럼 설레이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싸한 아침 공기가 아직은 식지 않은 폐부 속에 들어와 긴장감을 일깨우고
목적지에 남아 기다리던 어둠도 익숙하지 못한 발걸음을 휘청거리게 한다.

 연이틀을 이어 섭지코지에 다다른 날엔 뵙기 힘들다는 오여사를 가슴에 넣는 행운도 만나고,
어판장의 분주한 삶의 현장감도 직접 느낄 수 있던 날이었다.

살아가는 동안...

내가 이 땅에서 호흡할 수 있는 동안에 참 많은 것들을 눈과 가슴에 넣고 싶은데
아직은 주어진 삶의 여유롭지 못함에 조급함만 키운다.
욕심껏 가질 수 없는 것이 인생이겠거니... 그리 욕심 하나 내려놓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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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바리 2009.11.11 0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요즘 언니 기일이 다가오니 마음이 영 그러하다네..
    특히 그 아들내미..오늘 시험이여..
    울 조카 수능 잘 치겟죠?
    형부닮아, 언니닮아 3년동안 아무탈없이
    오고에서 오고생이 공부만 했던 울 조카..
    시험 잘 보길..
    여기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기도하네..


산다는 거...

이런 모양, 저런 모양 상관없이,

얼마나 많은 치장으로 살고 있음 또한 의미없이...

누구나 같은 곳에서의 시작 ...

그리고 그 끝 또한...

 

 

 

 

 

서편으로 가는 님의 옷자락에서 삐져나온 실오라기 하나 붙잡을 수 없듯...

 

오신 님의 발걸음은 늘 그러하고...

바라보는 이 또한 넋놓고 앉아 바라만 볼 뿐!

 

 

 

 

어른이 되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거라는 착각이 깨지던 날, 그날의 기억은...

늘 동경해 마지않던 어른들의 세상이 마냥 행복하지 못함을 훔쳐본 뒤 주체할 수 없던 혼돈이 눈물나게 했었다.

살얼음 깨지면서 엄청난 추위 속에 빠진 몸은 찢는 듯한 고통으로 어른이 되었다.

몸은 떠올랐으나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지는 해가 아름다운 날에는 잃어버린 날개가 너무나 그립다.

 

어쩌면 어른이 되는 걸 포기한 피터 팬의 선택이 옳았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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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선 오랜 전통처럼 여름 방학을 맞으면 피서를 겸하여 식구 모두를 집합시키고 다려도로 낚시를 가는 재미를  즐기시곤 했었다.
워낙 낚시를 즐기시기도 했지만 딸이건 아들이건 배에서 즐기는 낚시의 묘미를 알려주시기 위한 그 분 나름의 시도였음을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었다.

친구분을 통해 어선을 몇 시간 대여하면 엉덩이를 밀쳐가며 배에 오르게 했는데 파도가 높고 험한 날에도 도리질로 마다하는 어린 동생들을 대신해서 멀미가 심한 큰 딸내미를 꼬드겨 배를 태우곤 했다.
어린 동생들과 여자들만 남겨놓고 다려도를 출발했을 때는 움직이는 상황이라 그리 멀미의 기미를 느낄 시간적 여유가 없다.
파도를 넘나들며 달리는 뱃머리에 앉으면 그 자체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스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군소리없이 그 여유를 즐긴다.
허나 본격적으로 낚시가 시작 되면 정박한 배는 신나게 내달리던 위용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작은 나뭇잎처럼 그렇게 파도에 시달리게 된다. 어찌나 파도가 높은 지 난간을 넘나드는 물벼락에 옷을 적시기 일쑤이고, 엉거주춤 엉덩이를 뒤로 한껏 빼고 겨우겨우 자리를 옮겨가기조차 힘이 드는 상황이라 낚시는 커녕 제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낚시줄을 타고 올라 오는 물고기의 몸부림을 느끼고 묵직함을 경험하게 되면 그 자체로도 흥분을 감출 수 없게 된다.
미끼용 지렁이를 낚시 바늘에 꿰고, 엉킨 낚시줄을 풀어가며 재미를 붙일 즈음... 그 짧은 유희는 끝나고!
그렇게 유년의 여름은 짧쪼름한 소금기를 품고 가을의 문턱을 넘는다.

그렇게 매해 여름을 보냈던 다려도에서 추억이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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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린 님의 향기에 멀리서 오신다는 소식만으로도 가슴 설레었습니다.

밤을 밝히며 요란스럽게 재잘거리던 전령사들의 노랫소리에 선잠으로 새벽을 맞곤 했습니다.

저만치 들판을 달려 오시는 걸 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으로 맨발로 뛰쳐나가곤 했습니다.

가는 계절 서러워 붉게 타는 저녁놀의 열정처럼 그대를 마중하고 싶었습니다.

어찌 하루를, 그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는지 이젠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그저 내 앞에 선 그대의 당당한 모습만으로도 행복하니까요.

무리지어 피어나 바람을 타는 억새들의 군무처럼 오목가슴 작은 아낙의 마음은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요동을 칩니다.

햇빛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억새처럼 허옇게 머리카락 풀어헤치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들판으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그대 품 속에 오롯이 안기고 싶습니다.

 

어찌 이제사 오시었느냐고 투정어린 타박이라도 던지고 싶습니다.

어찌 벌써 가실 준비부터 하느냐고 울먹이며 그대의 목에 메달리고 싶습니다.

 

 

  

 

어느새 오신 듯, 그리 가시겠지요... 

억새 흐드러진 그 길을 따라 다시 오신 길 되짚어 가시겠지요....

 

  

   

어찌 그대 맘을 모르리까...
 그래도 한번 더 투정어린 속내 울걱거리며 메달리면 잠시 더 머물러 주시렵니까!

  

  

이제 가시면 언제 다시 오시느냐 묻지 아니 하겠습니다.
 다시 계절을 되돌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돌아와 내 앞에 서실 그대임을 내 믿거니...
 언제 다시 오시느냐 절대 아니 물을 겝니다.

  

 

 들판으로 내달리는 그대의 뒷모습을 보며...
절대 눈물 흘리지 않으리다.
내 맹세코 아니 눈물 흘리리다... 
맹세코...

  

  

기다리리다.
그대 다시 오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리다.
꽁꽁 언 손 녹이며 긴 동면을 마치고, 따스한 봄햇살이 고운 날도 보내고, 뜨거운 태양도 잠시 피하면서...
그리 내게 오실 그대만을 기다리리다. 

가신 길 잊지 마시고 꼭 되짚어 오시어여.
늘 그러하듯 언제나처럼 이곳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다.

  



가을에 대한 단상....
지금 섬은 온통 가을로 물들어 흐드러진 억새의 꽃춤에 정신이 아뜩할 정도입니다.
오는 듯 그리 쉬 가는 가을에게 보내는 마음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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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섬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속에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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