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타들어 간다.
위용 드높은 한라의 정상마저 붉게, 점점 더 붉게 타들어 간다. 

시야가 확 트인 오름의 정상에 올라 너무나 맑은 바다와 깨끗하게 보이는 백록담의 곡선에 눈을 두고
일체의 상념들을 떨어버리고 하염없이 섰다.
늦은 저녁으로 치달아 기온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고
시린 손끝은 아릿아릿 점점 둔하게 저려옴에도 탄성은 멈출 줄 모르고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내게 보여지는 것들을 다 ...
어찌 말로 그리고 사각의 틀로 다 뱉어내고 담아낼 수 있을까만...
여름날의 장렬하게 타들어가는 일몰과는 사뭇 다른 수수하게 고운 일몰이 섬을 채색하고 있다.
산허리에 자리한 그의 근위대도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어미를 베개 삼아 엎드리어 밤을 준비한다.

맑은 하늘이 타들어가는 광경을 눈과 가슴에 넣고 내려오던 날의 감흥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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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섬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속에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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