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을 설치면서 부득불 새벽을 여는 이유...
무조건 청명함이 나를 맞을 거라는 보장도 없지만 어둠을 달려 그 새벽을 맞으러 간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임이다.
혹여 오늘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내일은... 하고 넘기다보면 다시는 나설 수 없을 것만 같은 조바심이 살짝 깔린~~
욕심이 좀 보태어져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날에는 일기예보에 상관없이 신선한 새벽의 여명을 담고 싶어
조금 일찍 새벽을 깨운다.

어제와 다름없이 늘 보아온 이 아침의 일출이 퇴보의 일상과 느림으로 전락코자 몸부림치는 일신을 일깨우는 작은 계기가 되면
혹여 어제와 다른 오늘을 시작할 수 있고 그예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맞을 수 있을까 한다.

누군가에겐 늘상 보아온 식상함이 우선일 수도 있으나 잠을 털어버리지 못하는 무거운 눈꺼풀을 달래며 대문을 나서면
싸한 공기부터가 다르고 여전히 어둠에 묻힌 하늘이 남다른 느낌을 선물한다.
마당의 나무들과 화분 속의 축처진 화초들 역시 한참 깊은 잠에 묻힌 시간에...
숨죽이며 나서는 발자국 소리에 깨어 화들짝 놀란 몸을 떤다.

닫히는 대문의 몸부림에 다시 마당이 잠에 빠지면...

나는 지금 어둠의 바다를 건너온 섭지의 아침을 본다.

 

 

혹여 구름에 묻혀 짧은 여명의 끝자락조차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깨어나려 기지개를 펴는 대지의 상큼함이 아침을 느끼게 한다.
찬란한 태양의 환희로 어둠을 걷어내고 새벽을 여는 기세만으로도 득달같이 달려
섭지에 이른 성과가 될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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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섬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속에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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